책소개
독일 전후 세계를 상징하는 대표적 감독 빔 벤더스. 그는 성실하고 열정적인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이 책은 빔 벤더스 사진 철학의 정수가 담긴 유일한 책이며,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재빠른 이미지>에 비견되는 사진 미학의 바이블라 할 수 있다. 빔 벤더스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20세기 최고의 감독과 영화배우들이 등장해 그의 사진을 더욱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목차
To shoot pictures
한번은,
나는 호주로 떠났다
란사로테 섬에 도착하던 날
길 위에서 마틴 스콜세지를 만났다
날개를 잃은 비행기를 보았다
유럽 대륙의 서쪽 끝, 황량한 바닷가에서
베니스의 극장, 두 남자의 뒤에 앉아서
모스크바 공항에서 오시마 나기사와 마주쳤다
정물화 한 점을 보았다
장 뤽 고다르와 함께한 시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공룡을 보았다
길 한복판에 자동차가 멈췄던, 어느 오후
니콜라스 레이의 이야기
한번은,
오래된 나무 앞에서 길을 멈췄다
‘텍사스의 파리’에서 보낸 크리스마스
카메라에 손을 델 정도로 뜨거웠던, 호주의 크리스마스
아침에 만난 풍경을 저녁에 다시 만났다
뉴욕, 크리스마스 블루스
아이슬란드, 유황 냄새가 나는 온천수, 그리고 백야
엘 파소에 눈이 내리던 날
발리에서 오리를 몰던 소년을 만났다
은둔자의 뒷모습을 보았다
시간이 멈춘 알프스 산중에서
대실 해밋의 자취를 찾아 헤매던 나날
허물어져가는 집과 마주쳤다
태양을 숭배하는 여자
비가 쏟아지는 덴파사르 시장에서, 그 소녀는
알제리에서 보지 못한 것들
미국 사람들의 고향은 어디인가
거리의 사람들을 찍었다
나의 친구, 데이비드 블루
존 리 후커를 보고, 들었다
해리 딘 스탠턴과 리무진을 탔다
브루노 간츠와 알곤퀸 호텔 로비에 앉아서
소호에서 마주친 존 루리
광장으로 나온 모스크바 사람들 사이로
휴스턴, 그 텅 빈 레고 도시를 배회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리얼리티
로욜라 극장의 마지막 장면을 남겼다
타이론 파워의 핸드프린팅을 닦던 그 여자!
그때 그 남자, 마이티 마우스!
버려진 자동차 극장은 새들의 둥지가 됐다
서랍 속에서 찾은 사진들
스크린의 앞과 뒤
앨리스와 폴라로이드
도시의 냄새
한번은,
호주 대륙을 횡단하며
조금씩, 천천히 사라지는 도시, 뷰트에서
샘 셰퍼드, 론 코빅과 내기 당구 치던 밤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뉴욕, LA, 파리에서 보낸 기나긴 하루
텍사스의 늙은 카우보이들
내가 기억하는 호텔 방들
아무도 찾지 않는 호텔의 로비에서
리처드와 다이안을 생각하며
아이들을 따라 서커스를 보러 갔다
구덩이를 피해 차를 달렸던 캄캄한 사막의 밤
포츠담, 리스본, 그리고 독일의 지난 날
도쿄에서 사진 찍기
아침 일찍, 개와 함께 길을 나섰다
단 한 번
빔 벤더스 연보
이 책을 본 후에 당신은
옮긴이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