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어른이 사라지고, 누구도 어른이 되지 않으려는 사회〈어른이 된다는 것〉은 우치다 타츠루의 두 번째 저서로 저자 자신의 글쓰기 스타일이 완성되었다고 평가한 책이다. ‘어른’을 키워드로 해서 교육 붕괴, 가정 붕괴 등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진단하고 그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마지막 장은 나츠메 소세키 소설에 대한 장편 평론으로 서양화의 물결 속에서 나츠메 소세키가 어떤 방식으로 당시의 젊은이들에게 어른과 성장의 롤 모델을 제시하려고 했는지를 탁월한 시선으로 포착하고 있다.오래된 책이지만 이 책의 주제는 지금 우리의 현실과 너무도 맞닿아 있다. 가정 해체나 가정 붕괴라는 말에서 쉽게 연상할 수 있는 것처럼 현대의 가족은 가족 구성원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는 가족끼리만 밀실에서 너무 밀착되어 있기 때문에, 보통 사회의 보통 상식으로부터 차단된, 의사소통이 어려운 공간이 되어버린 것이 오히려 아이들의 일탈 행동의 원인이 아닐까 하는 문제 제기는 실로 정곡을 찌르고 있다. 정원 감소로 원하는 누구나 대학에 들어갈 수 있게 된 요즘 상황이 교육이라는 커뮤니케이션 수행 행위에서 어떤 문제들을 낳고 있는지에 대한 진단은 그대로 지금 우리의 현실에 대한 진단으로 대체할 수 있다.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아저씨’들에 대한 만가가 이 책의 저류에 흐른다고 우치다 타츠루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이런 아저씨들이 사라진 것이 추세에 의한 필연이라면 이들의 부재를 메꿀 역할을 누군가 해야 하지만 과연 현대 사회의 통합력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 걸까. 가벼운 스트레이트 같지만 맞는 사람에게는 묵직하게 다가오는 충격을 전달하는 21세기 사회를 바라보는 한 사상가의 놀라운 혜안이 이 책에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