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 출신의 저자 3인이 춘천이라는 주제로 시집을 냈다. 정선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동시대에 태어나 거의 비슷한 환경 속에서 자라난 세 시인이 어떻게 세상을 받아들이고 또 어떻게 자신들만의 개성을 가진 시를 쓸 수 있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춘천이라는 안개와 호수의 도시가 어떻게 시인을 만드는지도 알려준다.
박정대의 시 -슬라브식 연애 시인의 말 네가 봄이런가 ― 김유정에게 춘춘 이디오피아 카페에 앉아 비무장지대를 생각함 몰운대에 눈 내릴 때 두 달 정선 나전 장렬 가수리는 입을 다무네 정선, 오슬로, 가수리 세상의 모든 하늘은 정선의 가을로 간다 정선 진부라는 곳 나타샤 댄스 슬라브식 연애 선禪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말을 보여줄게 노래를 해봐 ― 소설가 김도연에게 딩뱃 고원 러시아 혁명사를 싣고 가는 밤 의기양양(계속 걷기 위한 삼중주) 우리는 밤중에 배회하고 소멸한다 너무나 아름답고 장엄한 마지막 인사
전윤호의 시 -어쩌다 실연 시인의 말 안개고등학교 춘천에서 온 편지 회전문 열일곱 구봉산 전망대 춘천 1980 10월 춘천 구봉산 귀거래사 떠날 때 만천리 방부제 밤비 소양1교 어쩌다 실연 종점 풍경 청평사 춘천 춘천 가을, 춘천 늦은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