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산맥 기획시선 59권. 2008년 「문학.선」 신인상 공모에 당선된 후 10년 만에 출간한 조유리 시인의 첫 시집. 조유리 시인의 시 세계는 타자와 세계를 향한 소통의 방식을 취하기보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자아적 발현을 시인의 의식 속에서 치열하게 토설해 내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저만큼인가, 흰 나비와 나와의 거리 누에의 방 마리네리스 누란가는 길 회화나무 종루에서 흰 발바닥이 흘러내릴 때 로프노르湖를 찾아서 흰 그늘 속, 검은 잠 천문泉門 피안 4분 33초 사바사나Shavasana 달빛 보고서 낙타의 서녘 오늘은 장화를 신고
흉부에 몇 마리 새들이 놀다가는 동안 빨래들 유리房 사하라 페이스오프 검은 혀들의 축제 붉나무의 계절 환통 내연內燃 이마에 재를 바르고 염 느닷없이 공기인형처럼 검은 얼룩이 자라는 정원
원시림에서 벌채한 꽃말들로 쟁여져 복상사 환幻 꽃에겐 바깥이 없다 선팅된 방 원무 몰도바 쇄골 위에 단애를 세워 두고 칼로의 초상 흰 새가 붉은 지느러미를 갈아입을 무렵 한때 나는 머리가 두 개였다 에키드나 희 이별후愛
방금 시든 꽃물이 발라져 있는 저녁의 한순간 완행 옥상 위의 누드들 블랙아웃 오십 분 어깨로 서기 유리공예 4막 5장 사라진 것들의 자리 발아 체크무늬가 분다 내 발목을 벗어 구름에게 신겨줄 때 지난밤 세 편의 영화를 보았다 음절마다 불협화음 이는 악보에서 비가 내릴 때
사람의 흉상으로 쇠가 울 때 거울을 엿보다 징잡이 검은 백조의 거울 환절기 입속의 갈라파고스 외연外緣 농담이라는 애인 사물놀이 자두의 생각 유리에 관해서라면 비파 타는 밤 십일월 오, 모래 위의 향연
詩로 쓰는 산문 / 조유리
아버지의 마술 : 이권 시집2015 / 이권 지음 / 애지
시를 좋아하세요...2016 / 이명옥 지음 / 이봄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 장석남 시집2012 / 장석남 지음 / 문학동네
뺨에 서쪽을 빛내다 : 장석남 시집 2010 / 장석남 지음 / 창비
젖은 눈 : 장석남 시집 2009 / 장석남 지음 / 문학동네
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 : 장석남 시집2001 / 장석남 지음 / 창비
단풍 : 정승열 시집2009 / 정승열 지음 / 메세나
흰 그늘 속, 검은 잠 : 제17차 기획시선 공모 당선 시집2018 / 지은이: 조유리 / 시산맥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