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 진부하고 상투적인 '사랑'에 대해 아직 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내게는 중요하다"고 고백하는 문학평론가 이광호의 '사랑을 둘러싼 40편의 공허와 1편의 기이한 위로'가 담긴 픽션 에세이. 너무 달콤하거나 너무 애달프지 않아서, 사랑을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을 '사는' 이야기라서, 익숙하면서도 그렇기에 더욱 새로운 한 권의 책이다.
목차
이 책은 왜 씌어졌을까?
프롤로그 한때 새들을 날려 보냈던 계절들
1부 그의 시간 속에서
너무 빠르거나 늦은 그대여
저 나무 아래 내 마음을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네
손가락 끝에서 시간의 잎들이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우리 입술은 동시에 피고 지는
그 시선이 멈추었던 그 순간
수만 광년 먼 먼 별에서 흐르는
꿈에도 깃들지 않는 첫사랑
몸 얻지 못한 마음의 입술이
미각을 상실하다, 즉 사랑을 잃다
사진 속엔 그녀가 살까?
너의 이름들을 붙였다, 뗐다
꿈속에서 너를 보면
그녀와 대화하는 방법
제 안에서 들끓는 길의 침묵을
찬란한 고통의 축제
이젠 되도록 편지 안 드리겠습니다
내 몸속에 들어온 너의 몸
너를 기다리고 있다는 기척
2부 그녀의 시간 속에서
네 목소리가 들렸다
맹세는 따뜻함처럼 우리를 배반했으나
너는 나의 목덜미를 어루만졌다
마지막 눈이 내릴 때
당신, 냄새의 세계
그대가 나였던가, 바닷가에서는
내 사랑하는 시월의 숲은
달이 걸어오는 길에서 사랑은
당신 생일날 안부 전해요
우연의 유희 속에서 그들은
당신 얼굴 속의 당신 얼굴을
너는, 너는 잘도 잔다
다리는 사랑을 배운다
고독이라는 거울
울 수 있었던 날들의 따뜻함
잊혀진 상처의 늙은 자리
잘 있지 말아요 그리운……
나 그대를 안았던가
이별의 거울 속에서
에필로그 이제는 그대 흔적을 찾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