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번 제7회 한국서정시문학상을 수상한 김추인 시인은 1986년 등단 이후 「전갈의 땅」(2006), 「프렌치키스의 암호」(2010), 「행성의 아이들」(2012), 「오브제를 사랑한」(2017) 등을 포함하여 총 9권의 창작 시집을 발간해왔다. 최근 시인은 사막과 모래, 우주와 천체를 관통하는 유장한 상상력, 부활과 생명을 향한 존재론, 과거와 미래를 통합하는 시·공간을 탐구해왔는데, 이번 시집 「해일」은 과학 기술 발전에 대한 현실적이고 비판적인 통찰, 생명의 탄생과 소멸에 대한 우주적 인식, 그리고 미래 인류의 삶에 대한 적극적인 전망과 대안 등으로 확장, 전진한다는 점에서 서정시의 미래 지형을 그리는 새로운 시적 성취에 이르고 있다. 특히 다수의 작품에 부제로 사람의 학명을 의미하는 접두어 “Homo”를 붙여 인간 존재의 의미에 대한 탐구와 상상을 펼치고 있고, 휴머드, 사이보그, 파이보그 등 다양한 포스트 휴먼의 종을 등장시키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인간 존재론에 대한 시인의 관심은 실제적으로 이미 ‘나’에 대한 단일하고 확고한 인식은 불가능하다는 탈근대적 사유에 기반해 있을 뿐만 아니라, 더 이상 근대-인간중심주의적 휴머니즘으로 판단할 수 없는 포스트 휴먼들과의 공생이 시작되었다는 인식에 기초해 있다. 따라서 이번 시집은 현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를 넘어 인류의 내일과 미래를 살아갈 새로운 주체들에 관한 시인의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질문과 풍부한 해석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시학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