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이기인 시인이 5년 만에 펴낸 두번째 시집. 이기인 시의 모태인 공장 '소녀'들을 비롯, 비정규직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 독거노인, 버려진 아이 등 이 땅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바닥의 삶'이 담담한 필치로 그려진다. 고통과 희망을 오가는 삶의 한 장면들을 정제된 시어로 포착해내 슬프고도 가슴 찡한 울림을 선사하는 시집이다.
목차
제1부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몸살
흐린 창문 밖으로 보니
뭉쳐진 숨소리
지붕 위의 살림
줄기가 자라는 시간
실내화
달의 공장
할미꽃 한 송이
생의 한가운데로 떨어지는 빗소리
검은 발자국 한 켤레
송곳이 놓여 있는 자리
때수건
돌 깎는 사람
소금꽃
거품
어깨 위로 떨어지는 사소한 편지
아픈 몸을 깨우쳐주신
붓자국
제2부
아프지 않아요―뿌리
아프지 않아요―구름
엄마 꽃
길에 서 있는 농부
침묵 속에서 깨어져나간 슬픔을 본다
내일은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공가(空家)
면도기
불붙은 장화
첫눈은 간밤에 너무 많은 슬픔을 사냥하였다
돌다리
빗자루 이력서
조롱
미지근한 걸음
바닥에 피어 있는 바닥
노숙자
달의 검은 눈물이 흘러내리는 밤
상자의 시간
검붉은 날개
삽 글씨
행주
제3부
고양이 울음
그 집의 씀바귀
오늘은 아무도 순종하지 않아
시래기
쌀강정 부스러기
약과
흰 수건
요사이 걸음
느린 노래가 지나가는 길
오래된 실
가래나무 아래서
딸랑이를 놓친 잠
그 손을 쥐었다 펴는 사이
손금
쌀자루
얼굴이 네모난 아이
수정목욕탕을 지나가는 걸음
아주 먼 눈동자
제4부
처음 하이힐
소녀의 꽃무늬 혁명
푸른 멍의 소장자
철조망에 걸린 소녀
모래 밥
소년의 침
밥풀
넌 커서 개가 될 거야
파열하는 호두알
붓끝
파래가 나온 식당
조기―당신의 송환을 바라며
각형큰사발
해설 / 송종원
시인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