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전북, 전남, 경남의 3도와 남원, 구례, 하동, 산청, 함양에 이르는 5개 시군, 16개 읍면, 80여 개의 마을에 걸쳐 총 넓이는 300킬로미터를 자랑하는 지리산. 저자는 시간이 날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질 때마다 걸으며 지리산과 대화를 나눴다.
목차
들어가는 길- 어머니는 항상 그곳에 계신다
부록- 지리산둘레길 지도
주천~운봉(14.3㎞, 6시간, 중) _지리산 팔백 리 길 어머니 품으로 가다
다시, 어머니 품으로
안솔치에는 나무가 된 사람이 있다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
지리산, 진면목을 마주하다
운봉~인월(9.4㎞, 4시간, 중) _이 땅의 주인이라면 한 번쯤 가봐야 할
이 땅의 지킴이
우리는 역사를 너무 쉽게 잊어버린다
달을 끌어올려 사직을 지킨 곳
인월~금계(19.3㎞, 8시간, 중) _텁텁하던 마음의 갈증이 시원하게 해소되다
적설(積雪)
목이 말랐던 것은 마음이었다
산을 가만히 듣다
금계~동강(11㎞, 4시간, 상) _참으로 내 자신이 작고 낮음을 확인하다
사람을 기다리는 나무
물은 스스로를 낮춰 다투지 않는다
스물두 살 각시의 첫 마음 같은 닥나무꽃
소나무의 집
동강~수철(11.9㎞, 5시간, 중) _역사의 숨찬 고개 넘어 툭 터진 길이 보이다
여기서도 배우지 못하면
울어서 고통이 미움이 털썩 무너져야
이 땅의 역사를 써온 필봉
수철~성심원(12.1㎞, 4시간, 중) _당신에게도 비켜가지 않는 따듯한 햇살이 있다
우기청호(雨奇晴好)
오장육부를 비추는 경호강
눈물을 실어 나르는 배
성심원~운리(15.7㎞, 6시간, 상) _어머니가 그리워 다시 아이가 되다
나에게 가는 길은 지름길이 없다
지금 울지 않으면
슬픔을 표현하는 시간
운리~덕산(13.1㎞, 5시간, 상) _아직 아무도 걷지 않은 고요를 깨우다
한바탕 소요
단, 한순간도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덕산~위태(10.3㎞, 4시간, 하) _한 박자 느린 마음의 속도로 가다
발자국도 쌓으면 산이 된다
논밭도 귀가 있다
비바람 지나간 물웅덩이에 하늘이 내려오는 것은
내 안에 무이구곡 있다
위태~하동호(11.8㎞, 5시간, 하) _마음에 깊은 둠벙이 하나 생기다
고개 너머에 고개 있다
하늘을 모시듯 자신을 모셔라
지친 마음을 가만가만 쓸어주다
곡식들이 물 마시는 소리
하동호~삼화실(9.3㎞, 4시간, 하) _마음을 톺아서 평지가 되다
마음의 경사
자꾸 집 생각이 난다
마음이 울퉁불퉁해서
가난한 사랑은 없다
삼화실~대축(16.9㎞, 7시간, 중) _더듬이를 세우며 달팽이의 속도로 순례하다
쉽게 잡히면 마음이 아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닌 방향의 문제
상처 나면 상처 난 대로
대축마을 어른
하동읍~서당(7.1㎞, 2시간 30분, 하) _헐벗은 누구라도 머물면 지혜와 덕이 넘치다
동광언덕에 서면
아픈 것들의 위로가 되고 싶다
보릿고개 이팝나무
바다로 가는 강물처럼
대축~원부춘(8.6㎞, 4시간 30분, 상) _밀밀한 원시림에서 때늦은 꽃들을 만나다
참사람이 되려면
강도 간혹 운다
꽃이 꿀벌을 대하듯
마음의 거리
상처뿐인 영혼을 받아주는 건
원부춘~가탄(12.6㎞, 7시간 30분, 상) _성찰과 고행의 길에서 잃어버린 나를 찾다
나무들은 나다움을 지키며 산다
좋아한다고 해서
차의 여운
가탄~송정(11.3㎞, 6시간 30분, 상) _뒤로 자빠질 듯 곧추선 된비알에서 중심을 잡다
삶은 고개를 넘는 일
기억의 맨 뒷줄에 그리움이 있다
걸음이 되고 지도가 되는
본디 이 산의 주인이었다
목아재~당재(7.8㎞, 3시간 30분, 중) _통꼭지봉 달빛 낭자한 울음이 들리다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곳
인생의 속도를 제어하는 지혜
국보 제53호
송정~오미(9.2㎞, 5시간 30분, 중) _겨우 상처를 딛고 가까스로 몸과 마음을 추스르다
허기의 진면모
의로움이 없으면
나무들의 주검
저곳에 무엇이 있을까
오미~난동(18.6㎞, 7시간, 하) _우뚝한 지리산을 꽃이 되어 온전히 듣다
오리 일가의 장유유서
구만리 울음터
구례에서는
비가 되어
오미~방광(12.2㎞, 5시간, 중) _가진 것을 소유하지 않는 진정한 부자가 되다
운조루의 정신
정신이 맑고 높으면
매천 선생을 그리워하다
방광~산동(13.1㎞, 6시간, 상) _이슬에 젖는 걸음도 가만히 다독이며 가다
저수지가 고요한 것은
생(生)의 흔적
나를 지탱하려면
산동~주천(15.9㎞, 7시간, 중) _이것과 저것, 이곳과 저곳의 경계가 사라지다
봄이 오는 날에는
그대가 편백이라면
나는 왜 아직도
이제 나 돌아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