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책소개 펼치기/닫기 화살표](/images/uce/commmon/downArrow.svg)
라임(lime)처럼 상큼한 책과 콘텐츠를 만드는 출판사 리메로북스(limerobooks)의 첫 책 『다음 창문에 가장 알맞은 말을 고르시오』가 출간되었습니다. 저자 기혁은 2014년 김수영 문학상 수상작 『모스크바예술극장의 기립 박수』를 출간한 이후, 2018년 『소피아 로렌의 시간』을 출간했습니다. 이번 시집은 두 번째 시집 이후 꼭 4년 만에 출간한 세 번째 시집입니다. 지금껏 이지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언어를 예상 밖의 방식으로 쌓아 올리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특유의 이미지 쌓기를 보여주는 한편, 시적 사유에 깃든 본래적인 슬픔과 고독에 집중했습니다. 시집 전편에 걸쳐 ‘바다’, ‘물’, ‘물고기’, ‘거울’, ‘나르시시즘’ 등의 시어와 이미지가 빈번하게 호출되고 있는데, 이는 물에 대한 집요한 시적 사유를 보여줍니다. 무생물이지만 끊임없이 운동하면서 생명을 깃들 게 하고, 맑고 순수한 모습이지만 쉽게 오염되며, 접촉하게 되면 죽음에 이르게 되고, 실개천에서 바다까지 수천 년을 흐르고 있는 진행형의 역사처럼 보이는 물과 그 주변 이미지를 통해서 시인은 슬픔을 사유하는 한 방식이 아니라, 시적 사유 자체에 깃든 슬픔과 고독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제호 대신 ‘티라노 처음 독서’라는 특이한 이름이 붙은 이 책은 기존의 시인선 등 전집이 부여한 권위를 해체하고, 일률적인 디자인을 탈피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티라노 독서 시리즈’는 순번과 장르의 구애를 받지 않고자 앞표지에 글자를 넣지 않았으며, 저자가 직접 표지 디자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