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자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삶의 황혼기에 맞닥뜨린 "암"이라는 고난 앞에서 담담하고, 초연하게 써 내려간 기도문과 같다. 제1부 '고향집', 제2부 '갈등', 제3부 '관조', 제4부 '희망의 부제'로 구성된 총 103편의 시에서 맑고 순수한 영혼의 시어들로 아픈 가슴을 다독여주는 치유의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목차
책을 내며 축하의 글 / 류남수[시인, 칼럼니스트] 최민자의 시 세계 / 신협[시인, 충남대 명예교수]
하나. 고향집_ 그리움 겨울밤 고무줄놀이 고향길 고향집 그놈 잘생겼다 그리움 나 어렸을 때 내 고향 공주 정안 두레박 봄 햇살 별을 보며 산성공원에 올라 성묘 시골 여름밤 시집가던 날 아카시아 향 알밤 엄마 여름밤 6·25사변 조기 저녁연기 풀빵 할머니 홍시 살다보면
둘. 어른도 운다_ 갈등 거울 앞에 서면 나는 몰랐지 고욤 국화 향기 귀뚜라미 기다림 기도 길 까치가 웃을 일이다 낙엽 지는 소리 내일은 모른다 달이 안 보여 대추 대추차 한 잔 떠나다오 마음에서 멀어지면 백일홍 꽃 부르면 가야지 생각은 자유니까 손톱 아무도 모른다 암이란 어른도 운다 옛 봄이 그리운 날 이별 이젠 어찌할 도리가 없어요 장맛비 장대비 장수도 축복이다 집에 가고 싶다고 한 번 왔다 가는 인생 허수아비
셋. 순리대로_ 관조 가을 소리 가지 말리기 감나무 가을날 가을바람 가을비 국화 향 끼리끼리 살아요 노랗게 물든 은행잎 낙엽 소리가 좋아요 내 얼굴 달팽이 닮아 가네 돌 때가 되면 말 바람 배 봄 분청사기 살아 있구나 삶 순리대로 아카시아 꽃 앞만 보고 걸었지 염색 옛 추억 은행나무 잠 전철 안 지렁이 참새와 비둘기 추억 크는 재미 태풍 솔릭 흰머리
넷. 개나리꽃_ 희망 가을 가을 산 개나리꽃 걸어요 군자란蘭 나란히 나란히 나의 놀이터 꽃 가꾸는 마음 다시 태어나면 단풍놀이 떨어진 목련꽃 돌 하나 막내딸 메추리알 배꼽 밥 벚꽃 베란다 항아리 벤치에 앉아 봄은 축복의 계절 봄이다 새아침 손자들 시는 써야 해 아지랑이 알밤 삼 형제 암 2 어린 제자들이 어른 되어 오솔길 웃어야지 웃는 아이 장 담그기 장날 지동시장 친구 카톡에 도배했어요 함박눈 햇살 호수 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