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언제까지 복잡하고 피로도 높은 감정을 가지고 일본을 바라보아야 할까?일본을 배우거나 비판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 없이 읽을 수 있는 에도시대 미시 생활사 이야기들.가벼운 마음으로 짧은 호흡의 14가지 에피소드를 읽고 난 후 마음 속에 남는 흥미로움의 크기가 일본의 실제 모습이다!이런 점은 배워야 해.”라든가 “나는 일본을 좋아하지는 않는데 일본 여행은 좋아해.”라는 형태의 문장 전개가 보편화되어 있다는데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유독 일본에 대해서는 “일본을 좋아하지는 않는다.”라는 수식어를 붙여야만 안심이 되는 한국인의 심리 기저에는 어떠한 사고의 흐름이 깔려 있는 것일까? 일본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친일(親日)이냐고 질문하면 손사래를 치면서 지일(知日, 일본을 배우자), 용일(用日, 일본을 활용하자), 극일(克日, 일본을 극복하자) 등의 표현을 앞 세워 일본에 대한 친근감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하지만 일본에 대한 친근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일본을 진지하게 정면으로 바라볼 수 없으며 결국 일본을 배우고 활용하거나 극복하는 것 모두 애당초 불가능한 과업인 것이다.사무라이는 칼을 든 괴물이 아니다. 전쟁이 없던 에도시대, 사무라이의 칼은 사람을 죽이는 무기가 아닌 현대인들이 정장을 입을 때 착용하는 넥타이처럼 필수 패션 아이템에 가까웠다.현대 일본을 구성하는 많은 부분이 에도시대의 연결선 상에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근대화가 서양 문물에 기인했다는 이야기는 반은 맞고 반을 틀리다.이 책은 어떠한 명제를 정해 놓고 논리적으로 답을 찾아나가는 여정과는 거리가 멀다. 일본을 배우자는 이야기도 일본을 비판하고자 하는 내용도 담겨있지 않다. 다만 14개의 짧은 에도시대 미시 생활사 에피소드를 통해 일본에 대한 독자들의 흥미 증폭을 목적으로 하는 첫 걸음일 뿐이다. 하지만 흥미의 크기로 일본이라는 나라의 본 모습을 조금이나마 스케치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