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시인의 말 하나
제1부
우리가 잘 아는 쇠똥구리
쥐꼬리에 대한 경배
오묘한 국방색
오늘 점심 안성탕면
아주 꾀죄죄한 희망
미루나무에 노을을 붙들어 매며
그는 오늘도 수레를 가로막고
아들과 함께 자장면을
아들과 함께 화분에 물 주기
검은 소로 밭을 가니
개치나루
그곳에도 쏘가리가 산다네
구구 마당에서 암탉을 부를 때
능소화
마음의 텃밭에는 배추흰나비가 졸지
제2부
밥
하산
탄현
와불
한로
누란
모래주머니
만추
밥물
봄밤에 시를 쓰다
모래시계
내 속의 칠지도
멸치 한 마리
소금 두 가마니
동거
제3부
나무
궁궁
을을
봄, 대화
오늘 하루에도 널치가 난다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와 들어가노
가만히 있는 미꾸라지를 왜
복사꽃 지자 복숭아 열리고
부엌에서 숟가락 하나 줍고
사돈은 늘 남의 말을 하고
태극기가 바람에
봄날은 도깨비같이
양춘
멸치덕장에서
삼월
제4부
누가 나에게 꿀밤을 쥐어주나
새가 날자 날이 저물고
열여덟 복사꽃같이
살구씨로 야시를 꾀고
앵두밭 들어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 때 마음 다르고
밥을 먹다 숟가락을 놓고
문틈으로 보다가 문 열고 보니
명태 한 마리 놓고 단전 보는데
녹피에 가로 왈
장구채 대신 머리채 잡고
마당 빌려 안방에서 놀고
낮말은 새가 듣고
가로등이 없어도 마을버스는 달리고
갈치 싼 봉지는 갈치 비린내 나고
그래, 까마귀 대가리는 희거든
해설│초로, 생의 범속함에 대한 환멸과 일상의 승화 / 김경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