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책소개 펼치기/닫기 화살표](/images/uce/commmon/downArrow.svg)
고광률의 장편소설 『성자의 전성시대』는 타락한 종교계를 무대로 우리 사회의 부패 양상을 드러낸다. 성역은 없다. ‘주만사랑교회’가 소설의 배경인데, ‘야합과 배신이 밥 먹듯이 반복되어 아예 반성과 용서 따위도 의미 없이 되어버린 무도(無道)한 세계’가 펼쳐진다.이 소설에서는 섞이면 안 되는 것들이 야합한다. 정치와 종교, 경영, 과학과 학문, 문화예술과 언론 등이 각자의 잇속을 채우기 위해 손을 잡는다. 공고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서로의 뒷배를 봐준다. 현실이 뒤죽박죽이고 진흙탕을 헤매는 것은 이러한 야합의 카르텔 때문이다. 왜 뭉치는가, 왜 섞이려 하는가? 신 목사가 꿈꾸는 ‘신정일치’의 세상은 그의 탐욕이 활개 칠 수 있는 판을 깔겠다는 출사표에 불과하다. 인물들은 ‘판’만 다를 뿐 탐욕이라는 동일한 얼굴을 지녔다. 말의 거품을 걷어내고 가면을 벗기면 세상이야 어찌되건 나와 내 피붙이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민낯이 드러난다. 그들은 이익을 위해 신의를 등지기 일쑤다.작가는 본질만 벼려낸 정의나 명명으로 문제 상황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신정합일시대’, ‘혼효의 시대’는 이 아수라장의 본질을 정의한다. 섞여서는 안 되는 것들이 야합하고 얽혀 현실을 시궁창으로 만들고 있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