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포복절도할 해학과 눈물겨운 서정을 동시에 지닌 시인으로, 시집 <정말>, <의자>, <제비꽃 여인숙>으로 알려진 이정록 시인의 첫 산문집. 시인으로 등단한 지 20년 만에 처음 쓴 산문집에서 저자는 자신의 시가 되었던 가족 이야기에서부터 일상이 시로 바뀌는 특별한 순간들, 그리고 저자가 몸소 깨우친 시작詩作에 관한 편지들을 모두 담았다.
목차
1 밥상머리
세상 모든 말의 뿌리는 모어다
부엌은 우리들의 하늘
어머니의 한글 받침 무용론
교무수첩에 쓴 연애편지
버스는 배추 자루를 닮았다
치맛자락은 간간하다
그 소가 우리 집에서 오래 산 까닭
기적을 믿어라
황새울에는 오리가 산다
훠어이 훠어이
텔레비전과 간첩의 상관관계
할머니의 광주리
노심초새
고무신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라
앞바퀴로 왔다가 뒷바퀴로 가는 자식
보랏빛 제비꽃을 닮은 누나
사나이끼리라
반지는 물방울 소리처럼 구른다
2 좁쌀 일기
그는 시처럼 산다
오늘밤 바람은 어느 쪽으로 부나
파리의 추억
다 담임 잘못이지유
짬뽕과 목탁
신 구지가
시인보다 아름다운 경찰
자식이 씨눈, 희망이 싹눈
내 마음의 신작로에는
배고픔과 밀접한 것들
'물끄러미'에 대하여
손길과 발길
등짝의 무게
편지봉투도 나이를 먹는다
너도 지금 사랑 중이구나
참 좋은 풍경
초승달, 물결표, 그믐달
처음은 언제나 처음이다
날개
마음의 꽃물
3 시 줍는 사람
이야기 있는 곳으로 내 귀가 간다
쓴다는 것
다시 태어난다는 것
다듬는다는 것
품고 산다는 것
설렘과 그늘 사이에서 사는 것
홀로 전복을 기도하는 것
오래 몬다는 것
중심을 잃지 않는 것
숲과 집을 닮는 것
시간과 공간을 짐작하는 것
낚시 바늘과 같은 것
수직의 문장을 세우는 것
늘 새로이 태어나는 것
시의 리듬과 동행하는 것
언 우물을 깨는 도끼질 같은 것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