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21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칸영화제가 가장 사랑한 감독’ ‘현대 유럽을 대표하는 좌파 감독’ ‘블루칼라의 시인’이라 불리는 켄 로치의 작품을 소재로 영국과 한국의 사회를 넘나들며 국가, 인권, 자유, 노동, 가족, 복지 등 인간 삶의 주요 가치와 이슈를 되짚는다. 스크린에 갇힌 현실을 해방하여 공감의 스펙트럼을 넓힌 것이다. 눈여겨보아야 할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켄 로치 영화에 대한 ‘깊고 친절한 안내서’라는 측면이다. 일반 사람들이 켄의 영화에 좀 더 쉽게 다가가고, 그의 영화를 좀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뜻인데, 가령 〈토지와 자유〉를 이야기할 때는 그 배경인 스페인혁명에 대해,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을 이야기할 때엔 아일랜드 독립전쟁에 대해 상세하게 안내하는 식이다. 세 번째 장점은 켄 로치의 영화를 감상하면서 인류 지성사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짧게나마 조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윌리엄 모리스, 조지 오웰, 레이먼드 윌리엄스를 비롯하여 레온 트로츠키와 E. H. 카 등이다. 이들은 모두 켄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준 인물인데, 이들의 사상을 이해하면 켄 로치의 영화세계를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 평생을 노동당 당원으로서 살아온 켄 로치는 그 누구보다 평등하고 자유롭고 수평적인 사회를 꿈꾸어온 사람이다. 그리고 그의 영화는 정치 권력이나 자본 권력이 서민을 착취하는 이 세상에서 반세기 이상, 비주류의 이의신청 수단으로 기여해왔다. 이 책은 평생 노동자처럼 글을 써온 저자가 평생 노동하듯 영화를 만들어온 거장 켄 로치에게 바치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헌사다.